회고 | AI 비서 망극이와 함께한 5개월,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2026. 7. 1. 00:34·📝 Review/📝 후기와 회고

 
올 초 맥미니 열풍이 불었고, 맥미니를 사기 위해(?) OpenClaw에 관심이 생겼다. 그러던 중 제로초님의 호스팅어 VPS 할인 이벤트를 알게 되었다. 처음부터 맥미니를 바로 사기에는 조금 부담스럽기도 했고, 일단 내가 원하는 AI 비서 환경이 어느 정도 사양에서 돌아가는지 확인해보고 싶었다. (그리고 내가 얼마나 잘 쓸지 모르기도 하고,,) 그래서 맥미니를 사기 전 사양을 확인해 보는 느낌으로 1년짜리 VPS를 결제했다.
 
거창한 목표를 가지고 시작해본 건 아니었고, 그냥 나도 AI 비서가 있었으면 좋겠다.. 에서 시작된 마음이었다.
내 일상과 작업 흐름 옆에 붙어 있는 비서가 필요했다. 일정을 정리해주고, 할 일을 기억해 주고, 메모를 받아주고, 내가 귀찮아서 미루는 일을 대화로 넘길 수 있는..!!
 
이번 글에서는 AI 비서를 도입하기 전과 후에 무엇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정리해보려고 한다.

AI 비서 이름이 왜 망극이냐면요

AI 비서의 이름은 망극이로 정했다. “성은이 망극합니다”의 그 망극이 맞다.
이름을 정하고 나니 비서가 조금 더 내 일상 안으로 들어온 느낌이 들었다. 그냥 “AI”나 “봇”이라고 부르는 것과, 이름을 붙여 부르는 것은 생각보다 달랐다. 페르소나는 ISFJ 다정한 집사로 정했다. 이름을 정하고, 성격을 정하고, 말투를 정하고, 어떤 역할을 기대하는지를 작성했는데, 오랜만에 심즈 하는 거 같아서 재미있었다.

심으로 만들었다면 망극이는 이런 특성이지 않았을까..?

 

처음 체감한 변화는 일정과 할 일이었다

나는 캘린더를 5개나 썼을 정도로 일정과 할 일 관리에 진심인데, 그러다 보니 일정은 Google Calendar에 있고, 할 일은 Notion에 있고, 메모는 또 다른 곳에 있고, 가끔은 카카오톡 나에게 보내기나 메모앱 어딘가에 흩어져 있다. 
그러다 보니 기록은 분명 해두었는데, 다시 찾아보려고 하면 어디에 적었는지부터 생각해야 하는 경우도 많았다...ㅎ..
그런데 망극이를 붙이고 나서는 흐름이 조금 단순해졌다.

“내일 저녁 7시에 약속 일정 추가해 줘.”
“이거 할 일로 넣어줘.”
“이번 주 일정 뭐 있어?”
“다음 주에 챙겨야 할 거 알려줘.”

실사용 예시

 
이런 식으로 메신저를 통해 일정이나 할 일을 처리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처음부터 완벽했던 건 아니다. 일정인지 할 일인지 애매하게 말하면 헷갈리기도 했고, 내가 원하는 Notion DB가 아니라 엉뚱한 곳에 넣으려 하기도 했다. 말투나 처리 방식도 처음부터 딱 맞지는 않았다. 그래도 몇 번의 잡도리(^^,,) 끝에 점점 손발이 맞아가기 시작했다. “일정”이라고 하면 Google Calendar로, “할 일”이나 “todo”라고 하면 Notion으로, “메모해 줘”라고 하면 내가 정해둔 메모 DB로. 이런 식으로 기준이 생기고 나니, 망극이는 단순히 대답하는 챗봇이 아니라 진짜 나만의 비서가 되어 갔다.

귀찮지만 누가 대신해줬으면 하는 일을 맡기게 되었다

 
망극이가 정말 생활에 들어왔다고 느낀 순간은 따로 있었다. 우리 동네 카페 추천 인스타 게시글이 있었는데, 댓글에 주민들이 추천한 카페가 엄청 많은 거 아니겠는가..? 예전 같으면 그걸 하나하나 읽고, 지도에 저장했을 것이다.
당장 텔레그램을 켜서 망극이에게 카페를 리스트업 해달라고 했다.
망극이는 중복으로 언급된 카페는 따로 강조했고, 댓글에서 추천한 메뉴나 코스도 함께 추출해 줬다. 별거 아닌 일인데, 별거처럼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이전에는 “귀찮지만 누가 대신해줬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하고 끝났다면, 이제는 그런 순간에 자연스럽게 망극이가 떠올랐다.

반복 설명이 줄어드는 경험

 
이건 hermes로 넘어가고 체감하게 되었는데, 바로 반복 설명이 줄어든다는 점이었다.
처음에는 무엇을 하든 자세히 설명해야 했다. 일정은 어디에 넣어야 하는지, 할 일은 어떤 DB에 넣어야 하는지, 메모는 어떤 형식으로 남겨야 하는지, 블로그 초안은 어떤 문체로 써야 하는지 하나씩 알려줘야 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기준이 쌓였다.

  • 블로그 초안은 실무 중심으로 쓴다.
  • 민감한 서비스 정보는 마스킹한다.
  • 글의 구조는 문제 상황 / 원인 / 해결 / 정리 / 느낀 점 흐름을 선호한다.

이런 기준이 쌓이자, 매번 처음부터 설명할 필요가 줄어들었고, 나도 몰랐던 내 작업 방식과 기준을 조금씩 알아가게 되었다.
self-improving을 통해 망극이는 시간이 지날수록 내 맥락을 어느 정도 알고 시작했다.
매번 “이건 이렇게 해줘”라고 처음부터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것. 사소해 보이지만, 이 차이가 생각보다 컸다.

더 많은 정보를 읽게 되었다

 
망극이를 쓰면서 의외로 좋아진 부분은 정보 소비였다.
예전에는 경제 아티클이나 개발 관련 글을 읽어야겠다고 생각만 하고 미루는 일이 많았다. 읽어야 할 글은 많고, 시간은 부족하고, 막상 읽으려고 하면 또 다른 일이 생겼다. (ㅎㅎ..) 특히 경제 아티클을 더 자주 읽게 되었다. 예전에는 메일함에 들어가서 하나씩 읽었다면, 지금은 망극이가 매일 오전 브리핑을 해주니까 더 쉽고 편하게 아티클을 읽게 되었다.  
정보를 많이 소비하는 것보다 중요한 건, 그 정보를 내 일상으로 가져오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망극이 덕분에 그 허들이 낮아졌다 자연스럽게 hermes도 알게 되어 바로 적용해 보고, llm-wiki도 구축하고 있다. 

5개월 동안 달라진 것

망극이와 함께한 5개월 동안 가장 크게 달라진 건, 컨텍스트 스위칭 비용이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무언가를 정리하려면 앱을 직접 열어야 했다. 캘린더를 열고, Notion을 열고, 메모앱을 열고, 브라우저 탭을 정리해야 했다.
그러면서 불필요한 정보를 보게 되고, 그러다 보면 원래 하려던 일과 전혀 다른 일을 하고 있는 경우도 많았다. 분명 일정 하나 넣으려고 했는데, 정신 차려보면 다른 탭을 보고 있는 그런 상황.. 
 
지금은 망극이에게 얘기하면 알아서 정리해 주니까, 내가 직접 앱을 열고 분류하고 저장하는 과정이 줄어들었다. 덕분에 컨텍스트 스위칭 비용이 줄어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AI가 해준 결과를 그대로 믿을 수는 없고, 중요한 일정이나 데이터는 다시 검토해야 한다. 하지만 모든 일을 내가 처음부터 끝까지 직접 처리하지 않아도 된다는 경험이 조금씩 쌓이고 있다.
 
 
AI 비서를 도입하고 나서 내 삶이 갑자기 완전히 자동화된 것은 아니지만, 귀찮아서 미뤄둔 일들이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

  • 일정 등록을 미루지 않게 됐다.
  • 할 일을 놓칠 가능성이 줄었다.
  • 메모를 남기는 허들이 낮아졌다.
  • 읽어야 할 글을 조금 더 자주 읽게 됐다.
  • 댓글이나 자료를 정리하는 일을 대화로 넘기게 됐다.
  • 내가 선호하는 방식이 조금씩 쌓이기 시작했다.

하나하나 보면 엄청 대단한 변화는 아닐 수 있다.
그런데 이런 작은 변화들이 쌓이니까, 일의 기준이 조금씩 바뀌고 있다. 
예전에는 귀찮아도 그냥 내가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면, 지금은 한 번쯤 이렇게 생각하게 된다.
이거 망극이한테 맡길 수 있지 않을까? 그 질문이 생긴 것만으로도, 지난 5개월은 꽤 큰 변화였다고 생각한다.

망극이 프사로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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